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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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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은여시 작성일17-10-02 18:36 조회5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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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구두 한 켤레 꺼내시네

닳고 닳아버린

간간이 오버 깃 세우고 툴툴 눈 털어내는 소리

헛것처럼 들리신다는데

지천 들꽃 흐드러지고

우렁우렁 기차 지축 흔들며 지나가던 날

하얀 저고리 무명치마 끝도 없는 철길 걸으며

민들레꽃 노랗게 내통하던 날

못내 꽃무늬 상자에 모셔놓았던

알토란 전답 막사발에 마셔버리고

아버지 떼어지지 않는 발걸음 오롯이 보듬었을

작두 날 같은 생 아등바등 버텼을

까치 새댁, 구두코 초 칠한 것처럼 반들거렸던

눈치꾸러기 구순(九旬) 어머니 땀으로 닦으시네

어그러진 발걸음 곧게 펴시네

내년 이맘때면 패 풀릴 거라고

누런 들녘 바라보며 기차 바퀴 동동 구르던

헛기침소리 들으셨는지

눈으로만 환한 길 걸어가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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