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속의 오갈피 나무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미로속의 오갈피 나무

페이지 정보

작성자 지여니 작성일17-09-27 10:55 조회1,335회 댓글0건

본문

지도 속의 미로를 걷고 있다

알래스카 깊은 빙하의 계곡

여름에도 계곡은 결빙의 손을 놓지 않고

투명한 얼음 입자만을 살찌우고 있다

언제부턴가 알래스카에 눈이 오지 않았고

빙하의 조각들이 녹아 적막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오랫동안 빙하의 틈새에서 잠자던

꽃의 씨방들이 바람을 타고 의식의 경계를 넘어온다

경계의 사이로 날리는 씨방들, 씨의 방들

내 의식의 경계에 언제부턴가 얼음이 얼기 시작했다

치자나무 젖은 뿌리가 얼고, 하얀 잿더미를

꾹꾹 밟고 있는 여자의 낡은 슬리퍼가 얼고,

살얼음 위를 까치발로 걸어가는

위태로운 생이 꽁꽁 얼어붙는다

세계지도 속의 어디라도 한 번 쯤은

살아볼 만한 곳이지만, 나는

편지가 오지 않는 오지에서 오갈피나무의

자줏빛 꽃이 되어 기다려도 받아볼 수 없는

소식들에게 눈발의 안부를 묻는다

오랫동안 지도 속의 미로를 걷고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자유게시판 목록

Total 1,628건 37 페이지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088 흰 눈썹 위에 풍습 인기글 흥치 09-28 1597
1087 호금 인기글 지여니 09-28 1004
1086 전족 인기글 작은여시 09-28 2567
1085 말뚝에 대한 기억 인기글 흥치 09-27 3065
열람중 미로속의 오갈피 나무 인기글 지여니 09-27 1336
1083 달의 영토 인기글 작은여시 09-27 1499
1082 나를 기다리며 인기글 흥치 09-25 2004
1081 간절하게 인기글 지여니 09-25 986
1080 금요일 인기글 작은여시 09-25 1587
1079 너무 멀어 인기글 지여니 09-24 1326
1078 황혼 인기글 흥치 09-24 938
1077 그래, 사랑하니까 흉보고 미워한다 인기글 작은여시 09-24 958
1076 지금 우리가 바꾼다 인기글 지여니 09-23 1060
1075 물가에 아이 인기글 지여니 09-23 1004
1074 물가에 아이 인기글 흥치 09-23 1389
게시물 검색
상단으로

TEL. 010-8616-4790 FAX. 031-278-5407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구운동526-7
대표:김동배 사업자등록번호:624-33-00084 개인정보관리책임자:김동배

Copyright © 수원스카이(SuwonSky.com) All rights reserved.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