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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눈썹 위에 풍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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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흥치 작성일17-09-28 09:35 조회90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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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에 내리는 눈*을 사랑했네 삼나무를 발음할 때 나는 앞머리가 없었네 눈이 오지 않아도 암스테르담행 기차를 탔네 당신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데 나는 긴 낭하(廊下)에 갇혔네 눈발은 점점이 잠을 이루고 나는 삼나무와 그리워하다를 자주 헷갈렸네 심지도 않은 삼나무 사이로 조무래기 풍습들이 내리고 우리의 청춘이 밀서처럼 다녀갔네
 
   우리는 스물여덟 덜 떨어진 청춘들 신림엔 삼나무도 없어 우리는 귀퉁이 떨어진 법서들처럼 서로를 사랑했네
 
   밤의 밑그림 아래를 눈발이 서둘러 떠나고 영성체를 모신 소녀들이 흰 꽃처럼 돌아눕는데, 하얀 눈썹으로 당신을 그린 날이면 나를 모르는 내가 무명의 목어로 자꾸만 넘어지네 밀실까지 밀려드는 눈 오는 거리를 차마 떠나지 못하네
 
   무운시(無韻詩)를 외운 물별들에게 안부를 묻는 안쪽, 습한 사물에겐 사물함이 필요하다고 절대치를 가진 나무와 바람과 나를 나누었네 눈 감지 않은 물고기의 잠이 문장에 내려오는 날에는, 알약을 삼키지 않고도 하얗게 둥글어지는 무덤가에서 산짐승을 수습한 밤이 자주 묵어갔네

   폐어(廢語)의 나날도 가고 조무래기 별들도 가고 그리하여 이제 삼나무에 눈은 내리는데, 외눈만 가지고 내가 못질도 없이 깊어지네 당신의 방에는 삼나무의 배꼽들 둥글게 실눈을 뜨며 내려오고
 
   유순한 눈발이 아직 지상을 떠돌고 있는데 겁이 많은 건달들이 소년을 숲으로 데려갔네
 
   국수를 먹은 저녁에는 품속의 풍속들 하얗게 비늘로 덧나는데 수런수런 설레던 수련(睡蓮)이 빗장을 걸고 있네 나의 지붕에는 당신을 다르게 말하기 위해 등이 굽은 사제들이 살고 있는데, 그리하여 삼나무에 눈은 내리는데 당신은 흰 날개를 타고 눈썹을 넘어오네
   
*데이빗 구터슨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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