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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여니 작성일17-05-25 10:01 조회8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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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 넘어 장에 가신 엄마
똬리 위에 얹힌 함지박에
무엇이 있을까
 
똥강 짧아진 바지
오늘은 새로 사 오실까
 
개울물가에서 피라미 잡다
물에 떠내려 보낸
고무신 한 짝에 혼이 나도
오늘은 엄마의 머리 위에
내 새 신발 들어있을까
 
설레는 맘으로
자꾸만 자꾸만
동구 밖 십 리 길
엄마의 함지막이 보일 때까지
고개를 빼고
기다린다.
 
세월은 흐르고
어느새 흰머리 듬성듬성
흐끗희끗한 나이에
 
어릴 적 엄마의 똬리를 떠올린다.
 
비린 생선도
내다 팔다 남은 곡식들도
똬리 위에 얹힌 것들은
나의 꿈이 얹어져
더 무거웠을 텐데...
 
엄마는
잰걸음으로
목을 빼고 기다리는 자식 생각에
무거움도, 아픈 다리도
마다하지 않으셨겠지.
 
이젠
유년시절의
엄마를 기다리던 마음이
오히려 그 엄마가 되어
날 기다리는 아이 곁으로
총총히 돌아서지만
 
마음 한구석
설렘과 짠해져 오는 애틋함은
지금도 날 행복한 눈물을 짓게 한다.
 
비록 머리 위에 얹어진
꿈은 없어도
 
상고머리 코흘리개의
기다림은 아닐지라도
 
언제나

마중을 나간다.
 
울 엄마를 기다리던 그때처럼....
 
 
 
- 백영주 / 마중 -
 
출처:문학과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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