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돌아오는 날에
                                       백 원 순
 
 
머나먼 기다림 세월
숨죽이는 고요한 겨울 지나
복사꽃 진달래 피는
따뜻하고 평화로운 날에
그대 돌아온다는 기별 오지 않는다
 
끝없는 하늘가
삶에 끝에 서서
높다란 줄을 타는 광대처럼
이승과 저승 경계를 밟는 맑은 날에
그대 돌아온다는 소문은 없다
 
모든 세월 망각 속으로 돌아서고
깊은 밤 꿈에서 조차 떠오르지 않던
발끝에 맺히는 작고 작은 보라색
제비꽃 눈시울에 가던 걸음 멈추어
그대 생각에 고개 숙인다
 
<사색의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