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할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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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여니 작성일17-04-25 10:26 조회33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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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할 말이 있다
옛날부터 말을 하는 사람으로 살아왔습니다.
젊어서는 서서 큰소리로 책상을 치며 당당하게 말을 했습니다.
내가 펴낸 책 중에는 ‘서서 말하는 까닭’이라는
제목의 책도 한 권 있었습니다.
젊어서 내가 줄곧 한 말은, “독재는 안 된다.
군사독재는 더욱 안 된다”라는 한 마디였습니다.
일관된 그 주장 때문에 출세도 못하고
직장에서도 밀려나고 안양교도소에 가서
힘든 세월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풀려난 뒤에도 목청을 돋우어
“민주주의를 합시다”라고 외치면서 살았습니다.
덧없이 세월은 가고 나는 ‘90 노인’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서서 말하기가 힘이 들어 앉아서 말을 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할 말은 있습니다. 할 말은 합니다.
나는 일제 시대에 태어나 성인이 되었기 때문에
일제 하의 민족의 참상을 잘 압니다.
해방의 감격도 아직 내 가슴 한 구석에 그대로 남아 있고
조국 분단으로 생긴 혼란도 경험하였고 6.25사변도 겪으면서
동족상잔의 비극 속에서 나는 살아남았습니다.
그리고 한 평생 역사를 공부하였기에
역사의 방향도 어느 정도 짐작하고
대한민국이 나가야 할 길을 내다보고 있기 때문에
특히 젊은이들에게 할 말이 있습니다.
오늘 내가 앉아서 하는 말을 요약하자면,
“자유민주주의를 사수하고
시장경제를 빨리 정상화시키라”는 것입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지 못하면
우리에겐 살 길이 없습니다.
- 김동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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