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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 꽃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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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흥치 작성일16-08-20 18:52 조회1,4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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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 꽃물
56 4uhappy 2016.08.20 17:11:49
조회 47 댓글 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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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

설핏 깨어난 저녁 같아서

아침인지 밤인지

구별되지 않는 신비가

해변의 잔물결처럼 밀려오는

봉숭아 꽃 속 같은 이곳

 

봉숭아

첫 꽃잎에서 따온

처음 사랑의 빛깔이 첫눈이 올 때까지만

남아주길 기다렸겠지 그땐 몰랐어.

봉숭아의 빛깔

 

오목한

방안에 봉숭아 꽃잎 한 움큼을 훑어 넣고

초록 이파기 서너 개쯤 따내는 소리가

똑, 똑, 백반 작은 숟가락 하나

소금은 한 꼬집,

콕콕 빻았지

말랑아고 풋풋한 풀 향기가 훅 끼쳤는데

 

엄지와

검지가 발개지도록

촉촉한 그것을 손톱 위에 약속처럼 올려놓고

헝겊을 두르고

무명실로 돌돌 감았지. 하룻밤이 지났는지

꽃물이 손톱의 자리로 옮겨왔을 때

세상도 온통 물이 들었어

 

해변에

잔물결 같은 시간들이 차곡차곡

허공으로 밀려가고

예감처럼 첫눈이 웨딩 마치로 흩날릴 때

첫사랑 이루어질 거라던 그 빛깔,

왜 온통 붉은

봉숭아 꽃 속인지

 

 

 

 - 홍계숙 / 봉숭아 꽃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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