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에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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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흥치 작성일16-07-25 10:08 조회75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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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순에의사진이야기
아침에 호수가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고 있자니
새로 들어오는 물이
나이많은 어른 물에게
머리숙여 인사를 하니
어디서왔느냐고 묻고
잘 왔다고 끌어안아 준다.
호수밑에는 한참 늙은 물이
밀려서 호수를 떠나고 있고
한가운데에서는 물들이
빙빙돌면서 아침 운동을 한다
한쪽끝에서는 산이 세수한다고
호수에 엎드려 있고
아주 멋진 고깃배가 물위에서
나를 기다리고 잇다
구름이 지나가며 햇살을 막아
잔잔한 운동장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나는 여태까지 호수는
잔잔한 줄로만 알았다
오늘 눈여겨 들여다보니
온갖 새물들이 들어왔다
나가며 출렁거리며 시끄럽다
그러니
호수는 잔잔할리가 없는 것이다
호수는 밤잠을 자지 않는 줄도 알았다
행여나 큰바람 불고
큰비 내려올까봐 이리저리
일렁이면서 호수의 모든 생명이
편안한 잠을 자도록 새벽까지
뜬눈으로 지새고 있더라.
- 정종복 / 호수가에 앉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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